정승혜 <포레누아> 2018. 1. 16 - 2018. 2. 10









 





| 전시서문

제 6회 정기공모에 선정된 정승혜 작가의 포레누아 전시가 본사 갤러리에서 열린다. 포레누아는 달콤한 초콜릿 케이크를 말하는 동시에 검은 숲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정승혜가 보여주고자 하는 이중성의 공존, 그리고 그 사이의 경계에 관한 작업에 붙여진 가장 적절한 제목이다. 작가에 따르면 이번 작업에 쓰인 대량의 폐목재로 만들어진 조형물들은 작가 심연에 있는 상상과 실제의 경계를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고, 관객들로 하여금 검은 숲과 같은 막연한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는 매개가 되기도 한다. 본사 갤러리 공간을 모티브로 하여 작업을 진행한 이번 포레누아 전시는 작가 자신의 심리적 풍경을 새로운 형식으로 시각화시켜 보여주며 앞으로 현대미술의 미로를 통과할 실마리를 생각해볼 기회가 될 것이다.



| 전시비평
 
전시명 <<포레 누아forêt-noire>>엔 풍미가 느껴지면서 달콤한 혀끝에선 추억에 감춰진 어떤 심리극이 도사린 느낌이다. 이 프랑스 케이크 명은 독일 남서부의 광활한 수림지대를 가리키는 지명 ‘검은 숲’(Schwarzwald)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내가 정승혜의 작가노트를 보고 안 사실이다. “숲이 너무나 깊어서 삼림의 푸르름이 검게 보인다고 한다. 이 깊음이 주는 두려움이 그림형제 동화의 배경이 되기도 하였다.” (작가노트) 무섭도록 깊은 두려움을 화려하고 달콤한 빵으로 위장한 프랑스적 정신세계와 감각을 작가는 한 번 더 뒤집는 시도를 한다. 강원도 산간의 너와집을 불러온 것이다. 그것은 소리다. 이번 정승혜 전시는 청각으로 읽힌다. 작품의 너와지붕은 흔히 딱따구리의 집중공략 대상이다. 비가 오면 딱따구리가 뚫어놓은 구멍으로 비가 샌다. 뿐만 아니라 각종 벌레가 서식하므로 새들의 식탁이 되고, 이를 가만둘 리 없는 포식자들이 살금살금 접근하는 무서운 숲이다. … 이 소리들. 정승혜의 오브제는 시각을 통해 소리를 만들어 내고 청각을 통해 시간을 만들어낸다. 포레누아의 한국적 전환이라 할만하다. 작업에 쓰인 폐목재에 그 비밀이 숨겨 있다. 이 재료를 보면 작가의 수고와 손길이 고스란히 전달되는데, ‘자연스럽다.’ 작가의 손에 걸려든 폐목재 하나. 이 출발은 우주(집宇 집宙)라는 집을 향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고 비밀이 숨겨있는 것 같다. 작가는 전시 공간에서 그것(우주)을 실현하였다. 트럭에 실어온 폐목재를 전시관에 내려놓고, 순간순간의 감정 흐름에 따라 선택된 폐목재로 너와지붕을 설치하고 또, 괴이한 집 한 채를 만든다. 이 미니어처 작업은 전시명 때문에 포레누아란 달콤한 케이크와 극도로 대비되면서 추억 속의 심리적 풍경, 나아가 유년기가 잠겨있는 무의식의 문을 두드리는 효과를 일으킨다. 동화란 단어는 메르헨(Märchen)을 일본어로 번역한 것이다. 메르헨은 전설 신화 등을 포함한 구전설화를 말한다.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그림형제 동화의 배경으로 ‘검은 숲’을 언급하였다. 유년기가 잠겨있는 무의식은 하나의 거대한 우주로써의 검은 숲이다. 그것(유년기)은 현대인 개개인의 구전설화(메르헨)를 이룬다. 니체의 미학을 빌리면, 작가는 포레누아의 시각성(아폴론)과 검은 숲의 음성성(디오니소스)을 이번 전시에 표현했다. 너와집 외에도 수족관 안에 들어있는 집의 이끼에 덮인 지붕. 전시관 여기저기에 숨겨져 있는 오브제. 낡고 버려진 것들의 시간들.... . 나는 작가가 전시관 공간을 적극적으로 상대화해서 새로운 텍스트로 만든 것을 보고서 설치작가 정승혜에게서 예술과 하나가 되려는 꾼의 에너지를 느낀다. (끝)


정승혜의 <포레 누아>을 보고 
글 김영종(작가



 



|  전시정보


전 시   기 간       2018년 1월 16일(화) - 2월 10일(토) * 매주 월요일 정기휴관
관 람   시 간       오전 11시 - 오후 7시
전 시   장 소       복합문화공간 에무 B2 갤러리

오프닝리셉션      2018년 1월 18일 6pm
작가와의대화      2018년 1월 18일 5pm


기           획       복합문화공간에무 갤러리 관장 김영종
                        복합문화공간에무 갤러리 기획위원회
진           행       
복합문화공간에무 갤러리 큐레이터 임수미
                        복합문화공간에무 갤러리 어시스턴트 큐레이터 이수연
주 최 / 주 관       복합문화공간에무
후           원       사계절출판사, AGI socie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