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의 서재
2016.12.20 ~ 12.31 (연장)

 
* 작가 : UPERPRESS(이부록+안지미)    
* 전시오픈 : 2016.12.20 pm 5:00        
* 책<금단의 서재> 갤러리에서 판매중 
 
 
‘한 치 앞도 볼 수 없을 정도의 칠흙 같은 어둠에 둘러싸여, 마치 이 금단의 서재에서 불빛
을 감춘 채 앉아 있기라도 한 것처럼 이것에 대한 생각을 떨쳐낼 수가 없었다.’_이불면

현시창(현실은 시궁창), 근대 산업 기계의 거짓초대에 광장 바깥으로 내몰리는 이들에
게 의미가 없어진 서재의 책은 다시 변태變態하여 욕망의 선반이자 무용無用의 서재 위
에 놓이게 된다. 어느 날 갑자기 의미가 사라진 존태*(아마도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Possibly present, but not present)의 상태로 잠에서 허우적거리는 그레고리 잠자의 닫힌
방처럼, 무관심하고 극도로 예민한 순간들의 자취자위자학의 방에 금단의 서재를 도화圖
畵한다.

 
‘안지미+이부록은 당대 핵심 열쇠말인 "헬조선"의 윤곽과 함의를 재구성하고, 그 맥락을 비
평의 시각으로 조망하며, 그 말이 담는 또한 그 말의 실용자가 담으려 하는 당대의 현실을 보
고하며, 이 절망과 반목과 질시의 분위기에 맞서는 또 다른 삶의 태도를 다각적으로 포착하고
자 한다. 그 출발은, 어느 순간 기성 세대의 상투어와 맞먹는 맥락에 놓이곤 하는 이 말을, 말
로, 언어로, 예술 형상으로 들여다보는 것이다.’_고영

금단의 서재에 쓰여진 기록은 광의적으로 해석된 "헬조선"의 필사적 필사술[必死的 筆寫
述]이다. 뜨겁게 달구어진 인두로 나무 표면을 태워 글자나 그림을 새겨 느리지만 아주 뜨
겁게 고통의 역사를 써 내려간다. 열;점으로 새겨진 난세의 역사는 본다고 닳는 것도 아
닌, 안 보인다고 사라지지 않는 흔적으로 남는다. 역사의 비워진 부분, 닫힌 부분들을 대
체해, 통로 역할을 하는 빈칸의 존재처럼 완전히 사라질 수 없는 흔적이 되어. 그리고 다
시 2016년, 여전히 상호감시, 조작, 은폐로 얼룩진 연결망의 바다에 가라앉은 섬, 그럼에
도 불구하고 어김없이 생산되는 펄프에 채울, 그 비결정성 페이지에 금지된 숲의 유기체
를 출판, 보이지 않는 창이 지배하는 미래세계를 조명illumination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