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학파 지하연구소 - 리금홍개인전
2012.8.17 ~ 9.9

*작가 : 리금홍
*전시작품 : 각명기(刻銘記) 외 5 set
 



세상의 주체에서 벗어난 비주류의 사소한 이야기를 통하여 잠들어있는 진심을 찾는 작가 리금홍의 개인전이 2012년 8월 17일에서 9월 9일까지 서울 신문로의 복합문화공간 에무에서 열린다.


창동에 거주하는 할머니들의 이름 서사를 수집해, ‘할머니’란 명사 뒤에 숨어 있던 개개인의 이름들을 낙관석에 새기고(규방가사-각명기), 몽골 특유의 겔 형태로 지은 푸른색 비닐 소재 집 속에서 성공과 부를 염원하는 현지인과 벌인 인터뷰를 영상으로 담는다.(치니네르힌베) 양고기 꼬치구이에 사용된 특유의 향신료를 분석하기 위해 양고기의 고향을 찾아 가리봉동에서 중국연길, 중국 신강 등지로 조선족의 이주를 역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작업(가리봉냄새이동연구) 등 우리가 주목하지 않고 스쳐 지나가는 여러 소재가 갖는 담고 있는 이야기, 시간적, 감각적, 문화적 지층들을 작가적 상상력으로 번역하고 기록하는 작업을 통해 중심에 서있지는 않지만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라는 무대 위에서 스쳐지나가는 사소한 것과의 진지한 대화를 한다. 그 안에서 리금홍은 사회의 구조와 관계를 파악하고, 생(生)의 진심과 소중함을 알고자한다. 리금홍이 설립한 사소한 사물에 대한 가상의 연구기관 ‘사소학파 지하연구소’의 연구발표회에서 사소함 속에 담긴 삶의 모습을 확인한다.


비주류의 사소함안에 담긴 이야기
이번 전시는 세상의 주체에서 벗어난 비주류의 사소한 이야기를 통하여 잠들어있는 진심을 찾는 작가 리금홍이 설립한 가상의 연구단체 사소학파의 지하연구소가 연구한 여러 주제에 대한 성과발표회다. 이번 사소학파 지하연구소의 발표회에서는 그동안 연구한 여러 프로젝트 중에서 5개의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규방가사-각명기(刻銘記)’ 프로젝트는 창동에 거주하는 할머니들의 이름 서사를 수집해, ‘할머니’란 명사 뒤에 숨어 있던 개개인의 이름들을 낙관석에 새기고 인명사전 《규방가사-각명기》를 출판한 작업이다. 특별하지 않은 보편적인 할머니라는 이름 안에 감추어진 할머니 개개인의 시간, 생생한 기억을 소환한다.
‘치니네르힌베?(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프로젝트는 몽골 사람들에게 던진 질문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라는 물음에 답하는 몽고인들의 삶과 그의 이름에 담긴 뜻의 괴리를 확인하고, 사회의 구조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다양한 모습을 담았다.
‘가리봉냄새이동연구’ 프로젝트는 가리봉동에 사는 조선족 사람들과 교류하며 인상 깊게 접하게 된 양고기 꼬치구이에 사용된 양고기와 특유의 향신료가 이곳에서 존재하게 된 경로를 역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작업으로 가리봉동에서 중국연길, 중국 신강 등지를 방문하며 몸과 감각의 변화를 감지하고자 하였다.


사소함속에서 찾은 삶의 모습, 사소학파 지하연구소
작가 리금홍은 할머니, 이름, 냄새, 자장면, 싸구려 관광 상품 등 우리가 흔히 흘려보내는 다양한 것들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이야기를 듣거나, 혹은 체험한다. 이러한 행위를 통하여 그것들 새겨진 개인의 기억과 삶의 모습, 사회의 역사성과 구조, 현상의 모습 등 사소함의 보편적 모습아래 감추어진 기운과 이야기, 시간적, 감각적, 문화적 지층들을 작가적 상상력으로 번역하고 기록한다. 중심에 서있지는 않지만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라는 무대 위에서 스쳐지나가는 사소한 것과의 진지한 대화를 통해 리금홍은 사회의 구조와 관계를 파악하고, 생(生)의 진심과 소중함을 알고자한다.
모습이고 삶의 일기이다. 그 길가의 낡은 벽에서 구출한 바다사자를 치료하고 같이 어울리며 바다로 방생하는 그의 행위는 상처 입은 것들에 대한 치유와 보살핌, 그리고 서로 공존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또 그 길가에 세워진 낡은 벽에 그려진 앵무새 옆에 나타나는 살아있는 앵무새의 모습은 인간과 자연의 공생의 길을 생각하게 한다. 급변하는 사회의 성장 속에서 간과되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소중함, 그리움을 재확인하고 나아가 공존과 화합의 길을 걷고자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