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목연 - 나무이야기

 


 

25 년 나무 일대기 ( 아이또바 박주용 작가 ) 에 대하여

 

 

 

2011년 여름은 유난히 장마가 길고 국지성호우로 휴가 계획을 세울 수 없다.

이럴 때 동네 가까이 전시관 관람은 피서로 제격이다나는 박주용 작가와 이렇게 첫 인연을 만들었다제 9회 대한민국문화 미술대전이 강북예술문화회관에 전시되었는데 벽에 걸린 작품 한점(불꽃)꽈 항아리작품(수확)이 눈에 들어 왔다을지로 사무실에 가서 물어보니 이번 전시회가 생애 처음이라고 한다.

 

박주용 작가는 88올림픽을 2년 앞둔 어느 날나무와 인연을 맺게 된다.

지금 생각해 보니 25년 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작가는 전북 무주군 설천면 기곡리에서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다그 후 10살까지 고향에서 살다가 혼자 서울로 전학을 와서 학창시절을 보냈다당시 크게 목재사업을 하시던 고모부의 영향이었는지 목재와 인연을 맺게 되었다. 20대 초반에는 군 입대를 앞둔 신체검사 때 발견된 심장병이 작가에게 심장수술이라는 가장 큰 시련으로 찾아왔다.

 

어렵사리 수술을 마치고 병원에 누워 회복하면서 작가는 본인의 미래를 설계하는데 누구나 힘들이지 않고 쉽게 만지고 다룰 수 있는 천연나무종이를 개발해 보자고 다짐한다.

그 당시 우리나라에 없는 천연나무종이를 생산하여 세상에 보급하고 알리는 것을 목표로 세우고 작은 아버지가 운영하는 회사에 입사해 아이또바(ITTOBA)"라는 브랜드로 상표 등록하고 건설건축인테리어 시장에 보급하고자 노력했다.

 

그 후 1996년부터 독립하여 본격적으로 아이또바 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초창기 회사의 목표와 꿈은 작았지만 탄탄한 기반을 다졌고 그 속에서 좌절과 실패를 거듭했지만 작가가 개발한 천연나무 종이를 알리는데에 오뚝이처럼 거듭 노력했다.

그 결과 5건의 발명특허, 2건의 발명특허출원, 4건의 디자인등록 이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작가가 나무와 인연을 맺은지 20년째 되는 2006년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목표를 세웠다.

첫째어머님께 보여 드릴 수 있는 나무예술 (목자공예)

둘째천연나무종이를 그릴물감처럼 사용해서 표현하는 작품공예

 

작가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된다.”라는 말을 좋아한다.

믿고 확신한다또한 작가는 기존의 가치는 중시하되 늘 새로운 변화를 시도한다.

박주용 작가의 표현력과 예술성도 인내의 담금질에서 나온다내공이 찼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이번에 복합예술공간 에무에서 그동안 꾸준히 작업했던 작품을 모아서 그동안 작가를 지켜준 가족 친지 친구들 비롯한 지인 여러분께 “25년의 나무인생을 선보이고자 한다.

 

박주용 작가는 대한민국 명실공히 목지공예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 첫 삽을 들어 올렸다.

이제 새로운 그림과 공예는 작가의 손과 머리에서 풀려 나온다.

 

나는 박주용 작가와 장시간 보내고 기념사진을 찍고 남자들끼리 포옹한 후에 을지로 사무실을 빠져 나오려는데 또 다시 장대비가 앞길을 가로 막았다.

인연을 더 가지게 하려고 그러나 보다다시 작가가 사무실 한켠에서 자신의 고향 무주 구천동에서 가져왔다는 공룡머리모양을 한 돌과 원주에서 가져온 석중석이라는 이름의 아름다운 돌에 분무기로 물을 뿌려가며 그 속이야기를 풀어 나간다이제 시인도 작가에서 명언을 찾아가 답할 차례다.

 

-이미 비에 흠뻑 젖은 사람은 내리는 비에 두려워하지 않는다.

-천년의 어둠도 한 자루의 첫불이면 충분하다.


 
시인 조규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