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랜드」 2023.11.14~ 유럽아트하우스 영화제

 

갓랜드 (Godland) 장편 | 일반영화 | 드라마 | 143분 0초 | 덴마크, 아이슬란드, 프랑스, 스웨덴
감독: 홀리뉘르 팔마슨
출연: 엘리오트 크로세트 호베, 잉바르 에거트 지거드슨


<span style="color: rgb(140, 140, 140); font-family: RobotoInCjk, " noto="" sans="" kr",="" "apple="" sd="" gothic="" neo",="" "nanum="" gothic",="" "malgun="" sans-serif;="" font-size:="" 14px;="" white-space-collapse:="" preserve-breaks;="" background-color:="" rgb(248,="" 248,="" 248);"="">어떤 영화는 때로 함정을 내포한다. 〈갓랜드〉는 젊은 덴마크 신부 루카스가 아이슬란드로 가 복음을 전파하라는 그야말로 디아스포라적 소명을 받아 여행하는 전반부, 목적지에 도착해 교회를 개척해 나가는 후반부로 구성된 간결한 영화다. 이런 류의 영화는 감상이 철학적이고 사색적이어야 하며, 영화 바깥의 맥락 정보들(기독교적 세계관, 윤리학, 문학 등)을 풍부하게 인용해 해석해야 한다는 어떤 선입견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갓랜드〉는 형언하기 힘든 감정을 불러올리는 ‘체험’의 영화가 지닌 원초적 힘을 증거하는 영화다. 그러니 롤랑 조페의 〈미션〉보다는 베르너 헤어조크의 〈아귀레, 신의 분노〉에 가깝다. 삭막한 풍경 바깥으로 빠져나갈 수 없을 것 같이 옥죄어 오는 좁은 화면사이즈의 고통과, 본능과 소명이 하나의 신체에 깃든 파탄적 고난에 대한 응시는 감상자가 영화로 인해 헤집어진 마음의 흔적에 집중했을 때 비로소 온전해진다. 그야말로, 아름다운 영화. (박지한) [2023년 제11회 디아스포라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