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영권 개인전- 산길기행
2016. 9.28 ~ 10.12

*작가 : 곽영권
*오픈 : 2016. 9.28 pm 5:00
 
기획 : 김영종 복합문화공간 에무 관장 
전시 실무 : 박희주(큐레이터), 김경훈(큐레이터 어시스턴트) 

 
산길 기행 

산길 
산 길 
살아 있는 길 
사는 길 

산은 하나이자 전체이며 
전체가 다시 하나인 자연이다 
말 없이 스스로 깨닫게 해주는 스승이고 
병든 몸을 자연치유로 낫게 해주는 신령이며 
피곤한 영혼을 쉬게 해주는 안식처이다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르는 그 길 
중생의 어리석음과 삶의 부질없음을 깨닫게 되니 
산길은 살아가는 길 삶의 길이다 
가야할 길 그 길을 걸으며 
산길의 가르침을 헤아려본다 


“지난 십여 년 동안 한반도 남쪽으로 북한산 도봉산은 물론 설악산, 지리산, 월출산, 내장산, 선운산, 월악산 등을 산행하며 산길이 우리의 인생행로와 매우 흡사한 것을 느낄 수 있다. 수많은 우여곡절 속에 한 구비 또 한 구비를 넘으며 스스로 독백을 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예로부터 산은 자연의 일부이지만 전체로서 삶의 길이자 도의 상징과 같은 것이었다. 도덕경의 ‘人法地 地法天 天法道 道法自然’의 의미도 결국은 人法自然을 말한다고 여겨진다. 자연은 본성 그 자체로 규칙적으로 움직이지만 끊임없이 변화하며 다르게 나타난다. 이러한 자연, 사람이 발붙이고 사는 땅과 산은 너무도 가까운 존재이지만 문명생활에 가려져 그 본래의 의미와 가치는 까맣게 잊고 산다. 바른 길을 찾으려면 외진 나를 버려야 하는데 이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참된 길을 찾기 위해서 부질없는 욕심을 버리고 자연의 일부로 되돌아가야겠다는 마음으로 풀어보았다. 이런 맥락에서 자연은 어찌보면 ‘오래된 미래’이다. 수천 년에 걸쳐 전해 내려오는 경전처럼 온전히 살아있는 가르침이다. 나름대로 자연의 가르침을 널리 펼쳐 보이기 위해 그려본 ’산길기행’은 ‘오래된 미래’인 자연의 모습이며 ‘미래로 가는 길을 오래된 과거에서 찾아야한다’는 역설의 반성이기도 하다. 
‘산길기행’은 평범한 아름다움을 찾아보고자 한 작업이다. 예술이 참 선이라면 많은 이에게 향유될 수 있는 미술이어야 하는데 요즘 그림들은 너무 어렵고 유별나다고 생각된다. 특별한 그림이 아닌 평범한 그림, 누구나 보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그런 평범한 이미지를 만들어보고 싶었다. 자본주의에서의 예술이 향유 이전에 가진 자의 소유물로 치부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낙관도 없어 그린 이도 모르는 민화처럼, 개성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도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실 벽에 걸어놓고 보면 괜찮겠다싶은, 그런 그림을 시도해보고자 했던 것이다.” (작가노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