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구멍 사이로 추락한 달

 


목구멍 사이로 추락한 달
2013.04.05 ~ 04.28

 

 

‘목구멍 사이로 추락한 달’이라는 문장은 나 자신이 느꼈던 정신의 불안, 외로움의 고통을 표현한 문장이다.

 

영원을 꿈꿔왔던 나를 비웃듯 현실은 지나치게 순간적이며 다변적이었다. 쌓아 올린 유리잔들처럼 조그만 힘에도 나약하게 부서져 버릴 듯이.

 

어긋난 관계로 인한 인식의 틈이 생긴 후, 가족이나 친구, 훗날 나의 새로운 인연이 될 사람들도 ‘나의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었다. 사람에 대해 기대했던 마음은, 상처받지 않기 위해 모든 것을 가린 채 홀로 침잠되었다. 밀려드는 불안정은 소유욕만 부추겼고, 그로 인한 공허감은 더욱 거대해져 갔다. 화해와 공유, 희망 같은 이상화 없는 현실 안에 서 있었다.

 

이러한 관계의 틈 사이로 인한 소통 불가, 그 외로움에 대한 시선이 내 작업의 출발점이다. 세상을 바라보았던 기존의 안정된 시선에서 벗어나 그것을 재해석 하고자 노력했다. 현실의 냉담함으로 비참하게 가려진 나약한 마음들을 표현하며, 평행선처럼 접점이 사라진 관계에 대해 가졌던 혼란과 착각을 작업으로 대변했다.

 

자유로울 때는 사방이 문이었지만, 이제 탈출구는 하나이며, 보이는 구멍마저 작아졌다.

 

과거에 억눌리고 미래에 짓밟히는 가혹한 현실이지만, 오히려 이러한 현실을 통해 가장 인간다운 본성이 발현되어 꿈틀거린다.

 

인간이라면 느낄 수 있는 강력한 울림, 그 생생한 내면의 진동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