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길, 새길 : 장흥문학길

 

옛길, 새길 : 장흥문학길
2016.11.14 ~ 12.16
 
*전시오픈 : 2016.11.14 pm 6:00
*오픈파티 : 2016.11.25 pm 6:30
*  공  연  :  2016.11.25 pm 8:00
 

전시서문
 
장흥의 잊힌 옛길에서 발견한 새로운 세계
문학과 예술작품이 벌이는 소통과 교감의 축제
미술가, 사진가, 조각가, 행위예술가 등 18인의 작품이 펼쳐진다.
 
김선두 정정엽 안정주 이인 김지원 홍이현숙 황재형 박문종 박건 
김범석 방정아 윤광준 서용 주호석 장현주 박수만 안국주 유영호
 
장흥문학길은 일곱 색깔 무지개처럼 모두 달랐다. 하지만 장흥의 품 속에서 공통의 
현실을 간직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장흥 문인들이 한결같이 말하는 문학의 원천은
'어머니'였다. 문인, 예술가, 뮤지션 등 30여 명의 참여작가에게 '장흥문학길+어머니'
로 각인될 만큼 '어머니'는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옛길이 새길로 변할 수 있는 것은
그 존재, 사랑의 존재, 그러나 끝까지 타자의 자리를 지킨 그 존재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어머니'가 타자였기 때문에, 장흥의 문인들이 자아에 빠져서 독백 따위를 
일삼지 않고 자연과 사회를 향해 대화하는 큰 문인이 되었던 것 같다.
인류학 연구에 따르면, 신데렐라(콩쥐팥쥐) 이야기의 계모는 실제로 생모라고 한다.
아이를 어른으로 만들기 위해선 엄마가 타자(계모라는 극한적 타자)가 되어야 한다는 
통과의례담인 것이다. 그러나 장흥 문인의 '어머니'는 구박을 가함으로써가 아니라
스스로가 세상의 구박을 받음으로써 일종의 연극치료 효과를 가져온 것이리라.
김선두 작가가 그린 장흥 전체 문학지도 한 점과 세부 문학지도 일곱 점을 보면
정취와 유머가 넘쳐나는데, 이것은 단순한 고향 사랑이나 자랑이 아니다.
애환이 승화된 것이다. 정밀한 사실의 지도인 리얼리즘을 뛰어넘는 환상적 리얼리즘,
예컨대 이 지도 위에는 환상의 곡예가 펼쳐지고 있다. 문법이 아닌 음성이 들리고,
미터가 아닌 발자국이 세어진다. 아틀라스가 작도법에 의한 문법의 지도인 데 반해,
'옛길, 새길' 지도는 발자국을 통해 아틀라스를 이해하는 음성의 지도인 셈이다.
그래서 새실이 되는 것이다.
이 지도와 함께 배치된 작품들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참여작가들은
길을 따라 자기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자기 안에 갇혀 말하는 게 아닌 대화를,
3인칭 주어를 1인칭 시점에서 주고 받는다. 그 때문에 길의 주인공을 대상화하지 
않을 뿐 아니라 내(참여작가)가 평가자도 감상자도 되지 않는다.
그를 통해 나를 읽고 그에게 그 독해를 돌려준다.